익숙함과 낯설음의 조화_사진 아카이브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한다.
사진 아카이브는 역사를 보존하고, 그 기록을 통해 각 시대를 조망해 보기 위한 중요한 사료이다. 요즘 각 지자체별로 사진 아카이브 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진 아카이브 작업은단순히 지역을 나누어 도시의 외형을 보여줄 뿐이다. 특히 외부의 사진가들에게 용역을 주고 작업한 사진들은 세련되었지만, 뭔가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 든다. 그런 작업을 대할 때마다 공허함이 전해진다. 무엇이 빠진 것일까?
그것은 바로 내부인이 바라보는 지역에 대한 감정이다. 엄우산, 임기환, 튜나리는 대흥동의 토박이들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대학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고,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갔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작업에서는 외부인과 내부인의 시각이 공존한다. 사진 안에 자신들의 모습도 담는다. 그곳의 일부가 된 자신들의 모습을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지난 몇 해 동안 보아오고, 생활했던 곳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사진에 담았다.
그들의 작업에서는 대흥동 명동길의 냄새가 맡아지고, 소리가 들린다. 외부인의 시각으로는 담을 수 없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익숙함과 낯설음이야말로 이들이 제시하는 사진 아카이브의 새로운 방향성이 아닐까 한다. 젊은이다운 신선함과 투박함, 그리고 사진 전공자의 세련됨이 잘 버무려진 작업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가/사진이론 김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