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정 사진 촬영 기사와 피사체 사이 : 튜나리 작가 작업 리뷰 》
강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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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또는 언젠가 도래할 죽음에 대비하기 위해 사진관을 찾은 사람.
피사체가 된 이는 물론 자신의 영정 사진을 태어나서 단 한번, 처음 찍어본다. 촬영기사는 이 것이 처음은 아니다. 이런 사람들이 종종 사진관을 찾기도 하므로. 카메라 렌즈로부터 2미터쯤 떨 어진 곳 의자에 앉은 그이를 보는 촬영기사의 시선과 셔터를 누르는 검지 손가락에 담긴 것은 ‘모쪼록, 부디...’의 마음이다. 촬영기사가 그들의 장례식이나 봉안당에 가게 될 확률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들이 자리에 앉고 플래시가 터지기까지 촬영 기사와 피사체, 서로 연고 없는 두 사람은 비슷한 무언가에 대해 적어도 한 번이라도 생각한다. 죽음, 이 사람의, 건너 건너 지인의, 우리 엄 마의, 아빠의, 할머니의, 할아버지의, 그리고 나의. 물론 마주해 있는 손님을 향한 촬영기사의 애 도는 아득해질 만큼의 착잡함, 괴로움, 비통을 수반하지는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보다는 오히려 더 편안한 표정으로 그들을 응대하고 이왕이면 그들이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하며 셔터를 누르는 일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다.(...)